2021. 3. 1. 11:31ㆍ나의 태권도 이야기
[태권도가 약하다고? 배울게 없다고?]
운동선수들과 연예계 학폭 논란이 불거지는 이 시기에 어렸을 때 배웠던 태권도는 나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었고 혹여 나는 가해자였을까? 피해자였을까?
서울에 살다가 경기도로 전학 가면서 많은 일이 생겼다. 점점 고학년이 돼서인가 아니면 우리 동네가 워낙 안 좋았던 것일까? 아이들은 성적인 얘기를 서슴없이 노래를 만들어 부르고 폭력적이고 욕 또한 거침없었다. 나의 최고의 욕은 개 XX였는데, 이들은 이 존 만X XX부터 시작해서 다양했다. 놀라운 건 초등학생이었다.
학교폭력을 당했을 때 피해를 가한 아이의 부모들이 90% 이상 잘 못임을 지금에서야 깨닫는다. 그 모든 상황을 헤쳐나가야 하는 것은 아이들 본인의 몫이었다. 중고등학교 때 일진이었던 애들의 페북이나 인스타를 보면 그 동네에 지금도 그렇게 서로 모여 놀며 지내고 있는 것을 보면 그 아이들에 부모들도 그곳에서 태어나 비슷한 행보를 걷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초등학교 때 경기도로 전학 간지 몇 달 후 정말 친하게 지냈던 친구와 다툼이 있었는데 그 친구가 내 얼굴을 가격했다. 속으로는 정말 분했지만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나는 티브이에 멋진 영웅들처럼 잘 싸울 거라 생각했는데 말 한번 못하고 속으로 울고 말았다.
일 년 뒤 아버지의 권유로 태권도장에 가게 되었다. 물론 그 당시엔 태권도만 인기 있는 것이 아니라 합기도장, 검도장, 유도장 등 다양했고 모든 도장에 인원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난다.
얼떨결에 태권도장에 입관을 했고 그때부터 내 인생은 달라졌다. 물론 체력적으로 점점 운동과 싸움을 잘해졌지만 무엇보다 자신감과 정신력 그리고 사람됨을 배울 수 있었다.
지금까지도 태권도 배운 것이 너무 감사하고 그 야생 짐승 같은 애들과 같이 다녔던 중학교 시절을 아무 탈 없이 보낼 수 있었던 것도 태권도를 배워서이다. 물론 그냥 대충 배운 게 아니라 선수부 훈련을 통한 집중적 체력훈련과 경기 승리를 위한 겨루기 전술 훈련 등이 싸움을 잘 할 수밖에 없는 몸을 만들어 주었다.
태권도가 약하다는 건 인정할 수가 없다. 태권도가 약한 것이 아니라 제대로 배우지 않아서이다. 지금 같이 학업에 바쁜 아이들은 생각지도 못할 것이 나는 월부터 금요일 때로는 주말에도 거의 도장에서 살면서 겨루기 훈련을 했고 그러니 보통 애들보다 겨루기를 못 할 수가 없었다. 운동을 잘하는 것 중에 기본은 체력과 근력이다. 이 두 가지만 남들보다 뛰어나도 막싸움에서 지는 것은 쉽지 않다. 그 후에 다른 무술까지 습득하면 정말 그보다 좋은 호신은 없을 것이다.
[참고로 미국에선 초등학교 아이들의 적성을 찾고 운동을 시키지 공부 학원을 보내는 부모는 거의 없다. 운동은 오히려 공부 체력에 도움이 되고 뇌 발달에 좋다.]
태권도가 전 세계에 인기가 많아진 것은 태권도가 올림픽에 편입되고 국제적 외교를 잘한 것 그리고 국제 사범님들 덕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태권도의 강점은 인성교육이다. 다른 무술도 인성교육을 가르치나 태권도에서는 더욱 강조하고 가르침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이것이 오늘날 태권도가 어떤 무술보다 한국에서 인기 있는 것임을 전공자로서 확신한다.
[공무원 가산점이나 군대에서 태권도를 가르치는 것도 인기에 한몫을 했다. 그리고 태극 품새가 쉬워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대부분의 학부모님들은 아이들을 태권도 선수가 되라고 태권도장에 보내는 것이 아니다. 자기 몸을 보호하고 자신감을 키우며 인간 됨을 가르치는 태권도장을 신뢰하고 아이들을 보내는 것이다. (집에서 힘들게 하니깐 아이들에 체력을 빼기 위함도 있다.)
마지막으로 나도 그 약육강식의 혼란 속에서 내가 살아남기 위해 센척하며 나보다 약한 자를 나도 모르게 괴롭혔을 수도 있다. 나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상대방은 반드시 기억할 것이다. 만약 내가 누군가를 괴롭혔다면 정말 진심으로 미안하고 만약 나중에라도 꼭 전화로라도 만나서라도 사과하고 싶다.
그리고 지금 자신의 나이가 어린 학생이거나 심지어 어른이라도 절대 누군가를 괴롭히면 안 된다. 그것은 반드시 나에게 돌아올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공부 잘했던 그 친구가 직장 상사, 당신의 윗사람이 되고 군대 고참이 되거나 행여 범죄를 저질렀을 때 그 재판관이 된다고 생각해 봐라.
태권도를 통해 인생이 변화될 수 있고, 훌륭한 무도임을 내 삶을 통해 증거한다.
청소년 폭력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https://www.yna.co.kr/view/AKR2021022205080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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